제목
평창군민 여러분 모두 휴가는 다녀 오셨나요??
작성자
하지택
등록일
2022-08-02
조회수
1637
내용

무더운 여름의 끝에 이제 태풍이 찾아오네요.


쨍쩅한 햇볕은 약해 졌지만


다시 비로인해 모두들 힘이 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럴떄 일수록 잠시 일상을 떠나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 해보는건 어떨까요??


평창 군민 모두들 즐거운 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





너를 찾는다

 

바람이라 이름한다.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들,

무엇이라 호명(呼名)해도 다시는

대답하지 않을 것들을 향해

이제 바람이라 불러본다.

바람이여,

내 귀를 멀게 했던 그 가녀린 음성,

격정의 회오리로 몰아쳐 와 내 가슴을 울게 했던

그 젖은 목소리는

지금 어디 있는가.

 

때로는 산들바람에때로는 돌개바람에,

아니 때로는 거친 폭풍에 실려

아득히 지평선을 타고 넘던 너의 적막한 뒷모습 그리고

애잔한 범종(梵鐘소리낙엽 소리,

내 귀를 난타하던 피아노 건반,

그 광상곡(狂想曲)의 긴 여운.

어느 먼 변경 척박한 들녘에 뿌리내려

민들레쑥부쟁이개망초 아니면 씀바퀴꽃으로 피어났는가.

말해다오.

 

강물이라 이름한다.

이미 잊혀진 것들,

그래서 무엇이라

아예 호명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을 향해

이제 강물이라 불러본다.

강물이여,

한때 내 눈을 멀게 했던 네 뜨거운 시선,

열망의 타오르는 불꽃으로

내 육신을 황홀하게 달구던 그 눈빛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때로는 여울에때로는 급류에아니 때로는

도도히 밀려가는 홍수에 실려

아득히 수평선을 가물가물 넘어가던

너의 쓸쓸한 이마그리고

어디선가 꽃잎이 지는 소리파도 소리,

철썩이는 잔물결의 여운.

어느 먼 외방의 썰렁한 갯벌에 떠밀려

물을 향해 언제나 귀를 쫑긋 열고 살아야만 하는가.

해파리민조개백합 아니

온종일 휘파람으로 울다 지친 소라

말해다오.

 

구름이라 이름한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들,

무엇이라 호명해도 다시 이룰 수 없는

형상들을 향해 나는

이제 구름이라 불러본다.

구름이여,

한 때 내 맑은 영혼의 하늘에 푸른 그늘을

드리우던 오색 빛 채운(彩雲),

그 빛나던 무지개는 지금 어디 있는가.

때로는 별빛에 실려달빛,

아니 어스름한 어느 저녁 답,

스러지는 한 조각 노을에 실려

아득히 먼 허공으로 희부옇게 사라지던

너의 그 두 빈 어깨 그리고

어디선가 내리치는 마른번개,

스산하게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잔기침 소리,

어느 먼 이역의 하늘로 불려가

흩뿌리는 싸락눈진눈깨비 아니

동토(凍土)에 떨어져 나뒹구는 우박이 되었는가.

말해다오.

 

너를 찾는다바람이라는 이름으로

강물이라는구름이라는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해 저무는 가을 저녁

찰랑대는 강가의 시든 풀밭에 홀로

망연히 앉아.

 

오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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