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회 노산문화제에 부쳐 / 訥唵

동편 해 뜨면 노산제
권두문 지사암 이인서 지대충 우응민 고언영 권주
조총을 뺏고, 석차 실어 벼랑 위로 강돌 올려
왜적에게 굴려 내리던 민군들
밤새 겁탈 당하던 비명횡사의 아녀자들
벼랑끝 몸을 던져 순절하신 강소사
식구들 인질로 곡식을 뺏기던 피난민
참수목 소금에 절인 압각목에 지고 따르던 포로들
다 일어나시어 미소지으신다

왕은 궁전을 버리고
백성은 코가 베이고
정규군은 다 차출되고 민간들이 결성한 방위군
백명이 육천 조총왜적과 한 판 붙은
천외한 사실이 평창응암굴 전투
처절한 항쟁을 기억하는 오늘
영령들의 사투가 헛되지 않았음을
이세와 전세의 화기가 뜨거워
노산제의 대의가 빛을 발하네

일본으로 끌고가 노예로 쓰기 위해
권두문군수와 아들 권주는 사지포박
원주 영원산성 앞에서 천둥번개 치던 날 탈출
당시 일기로 쓴 글이 바다에는 난중일기
육지에는 평창 권두문군수의 호구록
평창 민간이 스스로 고향을 지킨 명료한 기록
조선시대 향토방위가 오늘의 향방으로
평창이 치켜들 선대들의 위업이 무얼까

옆동네는 강릉 이율곡 성현, 정선 칠거현의 한,
영월 단종 충절, 횡성 한우, 홍천 무궁화, 원주 한지
평창은 조국헌신의 문화창출
민간 향토방위 정부부서와 협조하여
호구록과 작자 미상의 응암지 재조명
전국단위 향방중심 도시 창출을 위해
평창의 역사가 기록으로 남아
오늘 우리들이 누리며 도달할 몫은 어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