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미야, 고생했다
작성자
이미미
등록일
2025-01-13
조회수
743
내용
‘푸른 뱀의 해’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청사(靑蛇)의 해다. 청사(靑蛇)처럼 독이 없고 온순하게 순리에 맞게 살아야겠다 생각하며 특별한 시작을 하고 싶었다. 강릉의 친한 동생과 대관령에 귀촌한 분과 함께 대관령에서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발왕산에 올랐다. 바람이 너무 심해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찻집에서 마음을 풀어놓고 담소를 나누었지만 새해 시작을 대관령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를 아끼는 사이가 되었다.
2023년말 풍력발전사업자는 동네 민가 가까이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하겠다고 평창군청에 허가진행 중이었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삭발식을 했다. 2024년 새해 첫날에 대관령을 아끼는 분들이 거북바위에서 소망제를 지내기에 삭발한 머리로 피켓시위를 하러 가 대관령을 개발과 환경훼손에서 지켜달라고 기도했다. 2025년에는 좀 자란 커트머리로 작년과 같은 기도를 하며 절을 올렸다.
2024년 우리 동네 주민 다수는 동네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오면 안된다는 반대 서명을 했고 찬성하는 주민과의 갈등으로 와해되고 서로 상처 받았다. 후반기에는 풍력발전소와 민가의 이격 거리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평창군 군계획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청구로 서명을 받았다. 주민들은 바쁘고 힘든 농사일로 지친 상태에서도 생존권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였다.
평창군은 천혜의 자연으로 축복받은 곳이다. 동계올림픽 유치의 관광도시로 많이 알려져 찾는 분들이 많기도 하지만 도시의 지친 영혼들이 쉬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평창군에는 치유나 레저스포츠 생활을 위해 또는 굳이 도시에서 정착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젊은 분들이 많이 귀촌한다. 산업화 시대는 지구온난화로 멸망을 앞당긴다.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텃밭을 가꾸며 소생하고 생명력을 회복하는 인간적인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심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팔다리도 피가 잘 흐르게 하고 실핏줄 하나하나 살려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도시민의 인구분산으로 귀촌, 귀농하신 분들과 함께 잘 살아야 한다. 평창은 정착인구도 늘고 관계인구도 많아지는 곳이다. 오래 머물며 지내고 싶은 곳이 되게 하자. 다수의 도시민을 위해 소수의 지역민들이 희생 당해도 된다는 행태를 간과하지 말자. 이곳 평창은 신재생이라는 이름으로 훼손시키기에는 너무나 귀한 곳이다.
겨울이 되니 스키를 타고 발왕산 상고대를 보러 가자며 친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온다. 사철 살기 좋은 평창에 사는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우리의 터전을 잘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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